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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Global Bridge

GPPS Pride GyeongBuk

April 2018 Vol 41


이탈리아
이탈리아국기

한국과 이탈리아 문화 차이

2008년 처음으로 이탈리아에 유학을 와서 운 좋게도 가진 거에 비해 큰 어려움 없이 약 10년을 현지에서 공부했다. 유학생활을 마무리 하는 지금에서 과거를 돌이켜 보면 물론 즐겁고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다고 생각되지만 완전히 다른 문화의 나라에 와서 공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번 달 원고에서는 필자가 10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있으면서 겪었던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 차이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우선 이탈리아는 한국에 비해 정말 갈 곳이 많이 없다. 한국에 가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면 밥을 먹고 노래방, 영화관, 볼링장, 찜질방, 24시간 편의점, PC방 등 저렴한 가격에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갈 수 있는 곳이 많은 반면, 이탈리아는 식당들을 제외하면 오후 8시 넘으면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편의점도 딱히 없어 필요한 물건들이 있으면 오후 8시 전에 구입해야 되고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영화관이나 볼링장, 당구장 등에는 갈 수 있지만 이러한 곳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밤이 늦으면 대중교통도 잘 되어 있지 않아 집에 돌아가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탈리아 현지 사람들은 바에 가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나이가 안되면 축구나 농구 혹은 집에서 친구들을 만나서 게임을 하거나 축구나 영화를 본다. 그래서 한국의 놀이 문화에 적응이 된 사람들에게는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이 조금 적적할거다.
이탈리아의 밥먹는 시간도 우리나라에 비해 무척 길다. 아침이나 점심을 혼자 먹는 문화가 우리나라보다는 익숙해 혼자 먹으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지만 온 가족들이 모이는 저녁식사나 친구들에게 초대받은 식사자리에 가면 많은 음식들을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한다. 그렇다 보니 이러한 자리에 가게 되면 큰 마음을 먹고 가게 되고 가급적이면 이러한 자리를 피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운전문화도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는 보통 운전하기 쉬워 오토 자동차가 많은데 이탈리아는 기본적으로 운전자의 90% 이상이 수동 자동차를 운전한다. 이렇다 보니 이탈리아에서 차를 빌리거나 운전을 할 경우 오토 자동차를 찾기가 어려워 운전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는 대부분의 화장실이 유료이다. 이탈리아 사람들과 우리나라 사고방식의 차이점 중에 가장 큰 점은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사용료를 지불하고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같은 경우 화장실 이용이 대부분 무료인데 이탈리아에서는 밖에 있을 때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으면 약 1유로 정도 돈을 내고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 (물론 고속도로 휴게소나 식당 등은 공짜이고 돈이 아까우면 맥도날드 같은 곳을 이용 할 수 있다).
그리고 담배에 무척 관대하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금연구역이 많고 흡연을 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인데 이탈리아 같은 경우 건물 안을 제외한 대부분에 곳에서 흡연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도로에 담배꽁초가 굉장히 많은데 필자가 더 놀랐던 점은 애기들 앞에서도 태연하게 담배를 핀다는 점이다. 보통 담배를 피다가도 애기들이 지나가면 알아서 피하는데 이탈리아 같은 경우 아기를 안거나 유모차를 끌고 가면서도 담배를 핀다.
그리고 만약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와서 친구가 잘 곳이 없으면 부모님을 호텔에 가서 주무시게끔 한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친구가 집에 와서 잠을 자게 되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자기들이 밖에 나가서 자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탈리아 같은 경우 집보다 더 편한 호텔에 부모님을 주무시게끔 한다고 한다.
그리고 비정상회담의 알베르토가 이야기 한 것처럼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있어도 다른 이성의 친구를 잘 만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대부분 애인을 생각해 잘 만나지 않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큰 생각을 하지 않고 만나는 문화이다. 그리고 버스나 전철 등의 대중교통에서 친구들 무릎에 않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않는 나라이다. 상식적으로 허용이 되는 일도 누구와 어떻게 이야기를 하냐에 따라 안될 수 도 있고 상식적으로 허용이 안 되는 일도 누구와 어떻게 이야기를 하냐에 따라 될 수 도 있다. 물론 우리나라와도 조금 비슷하지만 결국 여기에서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들을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는데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다양한 제스처와 함께 한다. 앨버트 머라비언 (Albert Mehrabian)같은 학자들은 비언어가 의미 전달의 93%를 차지한다고 했을 정도로 비언어가 커뮤니케이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고 했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 정말 많은 종류의 제스처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스처는 공부를 따로 하지 않으면 이해를 할 수가 없어 유학생활 초기에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제스처에 대해 오해를 많이 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지내면서 세월아네월아 기다림의 미학을 배웠다. 예로부터 부지런하기로 널리 알려진 한민족의 근성 때문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든지 빠르게 끝내려고 한다. 그래서 식당에서는 10분 안에 음식이 나오고, 가게에서 포장하는 속도란 상상을 초월하게 빠르며, 음식배달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지만 이태리에서는 기다림의 연속이 생활화 되었다. 어디를 가든지 기다려야하고, 대중교통들이 자주 연착되고 파업을 해도 그러려니 하며 기다리고 너무 느린 시스템에 불평을 해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지 크게 불평을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문화의 차이는 ‘밤보치오니’(큰 아기라는 뜻) 문제이다. 남들보다 몇 년 더 걸려 28세에야 대학을 졸업한 한 이탈리아 학생이 대학원에 들어가 실험영화를 공부하겠다고 했다. 아내와 이혼 합의 조건으로 아들을 부양해왔던 아버지는 더는 돈을 댈 수 없다고 버텼다. 아들이 스스로 먹고살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에게만 기댄다며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법원은 대학원 과정이 아들의 목표와 일치한다며,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아버지가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물론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문제들이 많지만 이탈리아도 이러한 문제가 많다.
이처럼 문화가 다르다 보니 한국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분명히 이상하게 생각되는 이탈리아 문화도 많다. 하지만 반대로 이탈리아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 눈에는 우리의 익숙한 문화가 이상하지 않을까?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동안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쉽게 이해 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해본다.

경북pride상품 이탈리아 해외시장 조사원
박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