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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Global Bridge

GPPS Pride GyeongBuk

April 2018 Vol 41


영국
피시엔칩스

한 번은 시도해 볼만한 영국음식

영국은 음식이 맛이 없기로 유명한 나라다.
수많은 해외여행 블로그에 맛집 정보가 올라오지만 유독 ‘영국음식’을 하는 맛집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로 반드시 들어가는 것은 그 지역 고유의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것이 스페인 해안가에서 먹은 빠에야가 되었든, 베니스 골목길의 허름한 식당에서 먹은 파스타가 되었든, 독일 소도시 어딘가의 술집에서 먹은 학센이 되었든지 간에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경험이 된다. 안타깝게도 영국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영국을 짧게 방문한 여행자들이나 오랫동안 살아온 이민자들이나 동의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영국인의 음식에 대한 관점은 한국인들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관찰한 바로는 영국인들은 생존을 위한 것 이상으로 음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거나, 맛에 둔감한 편이어서 맛을 위한 노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이나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스페인, 이태리, 프랑스 사람들에 비해서 맛에 대한 호불호를 크게 표현하지도 않기 때문에 맛이 소비와 연결되는 확률이 낮은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한국인들에게 식사란 흔히 따끈한 밥과 국에 여러 가지 반찬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식당마다 서로 다른 국과 반찬이 제공 되어서 오늘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식사다. 영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영국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의 메뉴는 천편일률적으로 유사하며 조리법이나 맛 또한 크게 차이가 없다. 점심으로는 감자칩, 샌드위치, 자켓 포테이토 (삶은 감자에 치즈 등 토핑을 올린 것), 빵 등을 주로 먹는데 으슬으슬하게 추운 겨울날 이런 식사를 하는 것은 곤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영국을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먹어봐야 할 음식들이 몇 가지는 존재한다. 대단한 요리들은 아니지만 영국하면 떠올릴 수 있고 아주 가끔씩 그리워할 수 있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English Breakfast)

영국식 아침식사는 대륙식과 다르게 따뜻한 요리를 배부르게 먹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커다란 접시에 나오는 음식은 소세지, 베이컨, 달걀, 구운 토마토, 구운 버섯, 베이크드 빈, 블랙푸딩, 토스트 등으로 상당히 푸짐한 요리이다. 대형 호텔 체인에서는 뷔페의 형태로 위의 음식들을 아침식사로 내놓기도 한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아침 식사로 제공하는 호텔 식당을 가게 되면 대개 네 가지 질문을 받게 된다. 첫 번째 질문은 음료는 차나 커피 중 어떤 것을 하겠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달걀은 어떻게 조리된 것을 원하느냐는 것인데, 스크램블, 프라이, 반숙 달걀(porched egg)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 세 번째 질문은 소기름, 돼지기름, 돼지선지, 오트밀 등을 섞어서 만든 음식인 블랙 푸딩(black pooding)을 먹을 건지인데 호불호가 갈리므로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마지막 질문은 흰색 토스트를 먹을 것인지 갈색 토스트를 먹을 건지에 대한 내용이다. 주문이 끝나면 커다란 접시에 음식이 나오고 별도의 받침대나 접시에 버터와 함께 토스트가 나온다.
채소가 많이 없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는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하는 방법이다. 호텔 식당 뿐 아니라 아침에 문을 여는 펍이나 카페에서도 아침 메뉴로 나와 있고, 심지어 올데이 브렉퍼스트(all-day breakfast)라는 이름으로 시간과 관계없이 주문 가능한 펍도 있으니 영국에 머무는 동안 한번쯤은 시도해 볼만 하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나 보통 5~10파운드 (한화 7,500~15,000원) 정도 한다.

크림 티 (Cream Tea)

런던의 리츠 호텔이나 포트넘 앤 메이슨 같은 유명한 카페에서 아프터눈 티(Afternoon Tea)를 하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꽤 인기가 있는 코스 중에 하나이다. 다양한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 등이 차와 함께 나오는 아프터눈 티는 가장 영국적인 전통 중에 하나로, 든든한 점심식사 대용으로 사랑 받기도 한다. 문제는 빵 종류만 나오는 음식을 30~60파운드 (한화 45,000~90,000원)에 이르는 가격을 주고 먹는 것에 호불호가 갈린다는 점이다.
오후가 되면 차를 마시는 영국의 풍습을 따라 해보고 싶다면 크림 티를 추천한다. 크림 티는 커피 또는 차에 스콘(scone)이라는 따뜻한 빵이 나오는 간단한 아프터눈 티이다. 스콘에는 일반적인 플레인 스콘과 건과일이 들어간 과일 스콘 두 가지가 있으며, 웨일즈 지역에서는 스콘과 바라 브리쓰(Bara Brith)라는 건과일 케이크를 내놓기도 한다. 스콘에 빠질 수 없는 것은 클로티드 크림과 잼인데, 지역에 따라서 크림-잼의 순서로 바르기도 하고, 잼-크림의 순서로 바르기도 한다. 오후에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스콘을 곁들이면 완벽한 영국인들의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다.

피쉬 앤 칩스 (Fish and Chips)

피쉬 앤 칩스를 맛 본 한국 여행객들은 주로 맛이 없다고 반응을 한다. 영국의 대표요리이기는 하지만 보기에는 그냥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가 내리는 겨울이나 사람들로 가득 찬 여름 바닷가에서 피쉬 앤 칩스 만큼 어울리는 음식을 찾기는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피쉬 앤 칩스는 스코틀랜드 어느 시골 간이 휴게소에서 먹었던 것이지만, 해변가에 줄이 길게 늘어선 가게치고 맛이 없는 경우는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피쉬 앤 칩스의 생선 튀김은 생선 종류에 따라 크게 대구(cod), 해덕(haddock), 가자미(plaice)로 나뉜다. 또한 튀김옷을 입힌 생선(battered)과 빵가루를 입힌 생선(breaded)에 따른 맛의 차이도 있다. 일반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튀김옷을 입힌 대구(battered cod)이다.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 후추의 적절한 배합에 맥주 등을 넣어 발포를 시킨 튀김옷은 생선튀김 맛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다. 피쉬 앤 칩스가 맛이 없었다면 튀김옷이 엉망인 확률이 99%이다. 감자튀김의 경우 감자를 직접 크게 잘라서 기름에 튀기기 때문에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과는 맛에 차이가 있다.
영국인들은 일반적으로 피쉬 앤 칩스에 소금과 맥아식초(malt vinegar)를 뿌려서 먹는다. 시큼한 향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지만, 실제로 시도해 보면 맥아식초 없는 피쉬 앤 칩스는 상상하기가 어렵다. 1980년 이전에는 피쉬 앤 칩스를 신문지에 싸서 팔았다는데, 현재는 인쇄 없는 종이, 종이 박스, 스티로폼 박스 등을 주로 이용한다. 가격은 생선크기와 지역에 따라서 5~10파운드 (한화 7,500~15,000원) 선이다. 바닷가에 간다면 꼭 시도해 볼만한 음식이다.

선데이 로스트 (Sunday Roast)

로스트는 일요일 뿐 아니라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단골로 나오는 음식이다. 칠면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커다란 덩어리를 오븐에 넣어서 몇 시간 동안 굽고, 고기에서 떨어지는 기름으로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당근, 설탕당근, 양배추 등의 야채를 함께 구워서 만드는 음식이다. 고기는 덩어리째 구운 뒤 얇게 저며서 먹으며, 구운 야채와 요크셔 푸딩 등을 곁들여 그레이비(Gravy) 소스를 뿌려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기와 야채도 함께 나오며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선데이 로스트는 이름 그대로 주로 일요일에만 특별 메뉴로 펍이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따라서 일요일에 영국에 있다면 꼭 한 번 드시기를 추천한다. 만약 런던 외곽이나 지방 도시를 여행하고 있다면 요일과 상관없이 로스트 혹은 카버리(Carvery)를 하는 식당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고기 요리임에도 가격도 많이 비싸지 않아서 10파운드 (한화 약 15,000원) 내외로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북pride상품 영국 해외시장 조사원
곽동욱